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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밧드와 아라비아의 관문 '오만' 02. 물류와 관광의 미래

9oC 2024. 11. 16. 07:21

안녕하세요. 앞서 저희는 아라비아 반도 남단 끝에 위치한 오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특이점 산악지형으로 석유개발이 비교적 늦은 것과 '이바디파'라는 독특한 종파 국가란 점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럼 좀 더 오만에 대해 알아볼까요? let's go~

 


4. 우체국이 2개뿐. in 1 9 6 0

그래도 중동인데, 가난하다 어렵다 이런 말이 왠지 피부에 와닿지 않으실 겁니다. 1960년대 당시 오만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음. 앞서 남한의 3배 면적이라고 알려드렸죠. 그런데 우체국이 달랑 2개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우체국의 역활이 크게 중요하진 않지만, 그 시절 우체국이란 가장 보편적인 통신 수단 중에 하나였습니다. 한국에도 80년대 중반쯤이 되어야 전화가 보급되었다는 점을 참고하십시오.

 

물론 전체 땅이 사막과 산악지대라 해도, 인구가 다시 1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이 숫자는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이죠. 여기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숫자는 900명, 그러니, 엄청난 문맹률을 자랑하던 나라였죠.

 

더 놀라운 숫자를 읆어보겠습니다. 당시 국가에 의사는 13명이었고 국제공황이나 국제항만 역시 갖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6.25 전쟁으로 온 국토가 황폐했던 한국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느껴지시죠?

 

1970년 드디어 석유를 기반으로 성장 시작했죠. 다행히 통치자가 SOC 사업으로 도로, 항만, 공항 그리고 특히 학교에 엄청난 투자를 했죠. 이게 어느 정도였냐 하면 초등학교 숫자가 무려 10만 개로 늘었다고 합니다.

 

→ 아주 공부를 지데로 시키겠다는 교육열의 반증이죠. 즉 미래에 대한 가능성과 투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일찍이 석유로 인해 많은 복지를 누렸던 쿠웨이트 등의 다른 중동 국가 국민들에 대비해 오만 국민들은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는 편입니다.

 

5. 적은 인구와 중립적 사고

그러나 결정적으로 인구가 적다 보니 이렇다 할 제조 산업 발굴과 육성이 굉장히 어려운 환경입니다. 생산 가능 인구도 부족하거니와 내수 시장도 많지 않은 상황이죠.

 

거기에 소수의 '이바디파' 종파가 가지고 있던 기질 자체가 중립의 지향입니다. 시아파든, 수니파든 문제가 생기면 좋은 게 좋으니, 해결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으로 일관했죠.

 

덕분에 국제사회에서 오만의 존재감 역시 크지 않습니다. 이름은 오만한데... 아주 겸손한 나라, 오만

 

그러다 보니, 뭐 특징적인 산업이 없습니다. 또한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국가 스스로 의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여기에 한 가지 폭탄이 있는데 바로 인구 구조의 문제입니다.

 

6. 청년에게 줄 일자리의 절대 부족

오만을 보면 참 한국과 많이 닮은 부분이 느껴지는데, 70년대 석유가 본격적으로 개발되자 베이비 붐이 일었겠죠? 즉, 현재 중, 장년층 인구가 무척 많다는 겁니다. 그리고 중동의 여느 나라처럼 복지를 늦게나마 늘였겠죠.

 

그런데 이게 지키기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 거죠. 다른 중동국가들처럼 석유가 엄청나게 풍부한 것도 아니며, 채굴이 쉬운 환경도 여전히 아니겠죠. 거기에 다른 산업으로의 전환에 있어서도 사실상 한 템포가 늦었습니다.

 

중동의 여러 나라들이 금융에서 관광, 그리고 의료로 단계적 산업 육성을 경쟁적으로 하는 상황에서 오만이 할 수 있는 바운드리가 적은 것이죠.

 

여기에 이 나라 사람들, 조금 안빈낙도의 성향이 강합니다. 뭐 좋게 말하면 그렇고, 나쁘게 말하면 무사안일 주의죠. 결국 중장년층 대부분은 공공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

 

굳이 지금도 괜찮은데 더 잘살아보겠다며 민간 기업으로 옮겨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려는 동기가 부족한 거죠. 그런데 이에 반해 오만의 인구 성장률은 최근까지 4%를 육박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세계적으로 모두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에 비해, 오만은 예전 1인당 8명 수준에서 2명으로 낮아졌지만, 아직도 성장하는 나라라는 것이죠. 그러니 청년층이 어느 정도 형성이 되고 있지만, 이들이 일할 곳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결국 이걸 해결해 보겠다며 정부가 빼든 것이 외국 기업들에게 의무적으로 오만 인을 채용해 주는 제도를 도입 →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외국계 회사가 매력을 느낄까요?

 

물론 진출하려는 기업은 있으나 중동의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집니다. 거기다 오만은 법인세를 받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 의아하시겠지만, 중동의 대부분의 나라는 법인세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죠.

 

법인세와 오마니제이션(1988년부터 도입된 자국민 의무고용)은 점점 강화되어 통신의 경우는 60%, 상대적으로 낮은 여행관광업 역시 44%의 쿼터를 두어 오만자국민 고용을 강제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높은 교육열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석유가 나는 나라에서 오래 살다 보니 딱히 근로의욕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러니 일할 만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강제의무까지 있는 상황

 

여러분이 사장이라면 오만에 가서 사업하고 싶으시겠어요? 세금, 의무고용, 저효율의 인력풀.

 

결국 일자리 부족은 오만 정부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자 골치 아픈 부분입니다. 즉, 석유 만으로 국민들에게 마구 퍼 줄 상황이 아니란 거죠.

 

그래서 한때는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기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것으로) - 중동의 여러 나라들이 돈을 줘가면서 일하고 공부하라고 등 떠미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노선이죠.

 

즉, 오만은 그리 여유로운 국가는 아닙니다. 그래서 투자 등급에서 적합등급이 아닌 신용등급이 BBB-입니다. 석유가 난다고 사우디처럼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7. 살랄라 - 중동의 고정관념을 깨는 관광지

이름부터가 샤라랄랄라~ 한 살랄라. 사막의 나라 중동에서 보기 힘든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박정호 교수 왈, "오만 관광 스케줄을 기획했었지만, 결국 여기서 모두 다 써버리고 말았다"라고 할 만큼 발길을 잡아끄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사진 출처: Shifabeg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지중해 느낌에 폭포도 있으며, 오만 역시 관광자원 개발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샬랄라와 산악지형등, 그리고 사막을 적절히 살린 여러 관광 지역을 구축했음)

 

워낙 오만 인들이 소소한 관광을 좋아하기 때문에 화려하거나, 돈을 쓸만한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이 역시도 여전히 개발할 요소를 가지고 있다 보입니다. (두바이나, 바레인처럼 큰 쇼핑몰이나, 명품 같은 돈을 좀 쓰는 맛을 주지 못해 외국인에게 다소 밍밍한 느낌을 줌)

 

그래서 오만 정부가 추진하는 것 중에 하나가 크루즈 선박 전용 정박항을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위치상으로 보면 딱 좋거든요.

 

지질상의 문제를 커버할 만큼 훌륭한 지정학적인 이점을 오만은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점은 현재 중동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다각화 작업,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신경제 구축에도 나타납니다.

 

사실상 금융, 관광, 의료 이 3가지 아이템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이며, 이 마저도 각국에서 우위를 점유한 선도국가들이 있어서 쿠웨이트 등도 바레인이나 두바이 등에 선두를 내 준 후발 주자로써의 고민이 많습니다.

 

그러나 오만은 현재로는 가진 것에 비해 빛을 발휘하고 있진 못하지만, 물류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아주 훌륭한 지정학적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장의 기회가 남아있는 블루오션이 존재한다는 거죠.

 

8. 기후 특색을 살린 2차 가공 식품 시장

과거 오만은 아주 풍부한 어족 자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다라는 입지뿐만 아니라 150여 종이 넘는 어족 자원을 가지고 있었죠. 그러나 너무 남획되어 점점 씨가 말라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만큼 관리가 되지 않았던 것이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니,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그러했듯, 절제되고 관리되면 언젠가 풍요의 시대는 돌아올 겁니다.

 

거기에, 산악이라는 특수성은 여러 식생대를 조성하게 해 주었죠.

사진 출처: Shifab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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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접하기 어려운 식량 생산 국가, 특이하게 오만은 '밀' 재배가 가능하다고 하며, 대추야자 및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식품이 생산됩니다. 그러나 이것을 원재료로 팔면 이익이 되지 않으므로 2차 가공을 통해 수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답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도 좀 아쉬운 것은 바레인처럼 대추야자로 담근 술을 과감하게 만들어 팔아야 하는데,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한계 때문에 그런 과감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죠.

 

우리가 걱정할 것은 아니지만, 이런 말로 그들의 선택을 점쳐봅니다

 

느그~ 배가 덜 고팠지? 배고프면 다 먹게 되어 있어!!

 

여기에 한 가지 더, 식수문제입니다. 중동국가 대부분 사람이 거주 가능한 지역이 제한적이라 밀집된 지역에서 도시를 형성하고 살지만, 오만은 의외로 여러 곳에 살 수 있는 조건이 되어, 내륙까지 식수를 공급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여기에 근본적으로 중동에 식수는 부족하니, 인구 증가에 대비해서 식수 해결을 위해 담수화로 해법을 구하고 있고, 이 부분을 국가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노력 중입니다.

 

여기에 천연가스 개발도 활발해서, 오랜 한국과의 40년 인연을 토대로, 오만 전체 생산량의 40%를 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중동의 한국 같다는 느낌도 들고, 여러 약점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지만 기회도 보이는 국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외국계 기업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꾸준하게 추진을 한다면 충분히 그 약점이 장점이 될 수 있는 국가 오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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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24년 11월 9일에 반영된 손에 잡히는 경제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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