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나라

인도에 대하여. (India is broken) 03. 14억의 시장 인도

9oC 2024. 11. 11. 17:51

우리는 앞서 2개의 포스트를 통해 인도라는 나라의 실체에 조금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겠으나, 아쇼카 모디라는 인도사람이 '그래도 예전의 인도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라는 안타까움에서 냉철하게 과거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그로 인해 현재가 어떠한지를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인도는 글러먹은 것인가? 깨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깨져버렸다 (is broken)라고 말할만큼 희망이 없는 건가?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드립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인구인 14억의 시장이란 것입니다. 그리고 영어를 잘하는 이들이 많고, 오랜 역사를 통해 나름 문화적인 깊이도 있는 나라입니다. 결국 이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실 건가는 본인의 몫이지 않을까 합니다.

 

추운 알라스카에가서 냉장고를 팔았던 세일즈맨 이야기나, '신발'이라는 개념도 가지고 있지 않는 아프리카에 가서 거대한 시장을 보았다고 말하는 유명 상사맨들의 일화를 아마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인도는 그냥 무시하기엔 너무나 탐나는 시장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기 위해서 더욱 냉혹한 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앞서 보았듯 현재 인도의 다수의 국민들은 가난하며, 교육 수준도 낮은 편입니다. 앞서 이야기만 들어보면 폭동이라도 터져야 하는데, 정치적 퍼포먼스만으로도 그것을 잠재울 수준이란 겁니다.

 

갑자기 국풍 81, 뭐 이런 단어 생각나지 않으시나요? 전두환이 5.18 광주민중항쟁 이듬해에 열었던 거대한 행사였지요. 그런 식으로 우민화 정책이 먹히는 나라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80년대보다 훨씬 전체 사회 수준이 낮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국민들은 여러 차례 정권을 뒤집었죠?)

 

그리고 인도에서 주목받는 산업이 2가지 있습니다. 바로 소프트웨어와 제약부문입니다.

 

IT에 있어서는 인도분들의 활약이 가히 놀랍지만, 앞서 말씀 드렸듯, 그들 대부분은 인도 내에서 활약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되며, 그럼에도 인도 내에 개발자들이 뛰어난 부분은 있으나, 겨우 인건비 따먹기 정도일 뿐, 어느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한다는 한계점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제약 역시, 코로나 시절 백신을 내놓는 등 효과적인 퍼포먼스들도 있었고, 여러 제약회사들이 활약하고 있는 듯 보이나 불시에 미국 FDA등이 점검해 본 결과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으며, 온전히 안전성과 약효를 보장하기 어렵다 점. 체크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바로 항공우주분야입니다. 어느날 뜬금없이 23년 8월에 챤드라 3호가 달의 남극에 최초로 착륙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졌었죠. 인도가? 언제? 이런 느낌이었습니다만,

착륙 방송을 보며 환호하는 인도인들 (출처 : AP통신)

 

자, 이점도 냉정히 볼것이 미국이 보이져호를 쏘아 올린 지 4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시 그 수명을 2년 정도밖에 예상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러나 인도의 우주산업은 여러 가지 목표에 대해서 확실한 퍼포먼스를 내고는 있지만, 그게 끝이라는 점

 

화성으로 뭔가 쏘고는 있으나, 그 뒤에 뭐가 없다는 것은 빈약한 여건 속에서 최선은 다하고 있지만 근근히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역시도 모디 총리의 정치적 퍼포먼스에 이용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다만, 그래도 그게 시킨다고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인도가 가진 과학 분야에 대한 성과를 무시할 것은 아니죠. 그리고 놀랍게도 터빈 생산 분야에서 제법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꽤 제조기술이 필요한 품목인데)

 


지금을 가지고 미래를 점칠 수는 없다.

현재 모디 총리는 반이슬람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하나가 아닌 여러 민족과 다양한 종교를 가진 이들에게 '힌두교'라는 사실상 따로이지만 국밥으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 행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국가에서 벌이는 여러 가지 행사들을 통해 웅장한 믿음과 애국심을 가지기도 하죠.

 

현재 중국의 팍스콘이 인도에서 아이폰을 일부 생산하고 있습니다. 생산공정상 20% 정도 수준인데, 그들이 말하는 인도는 마치 90년대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에 가서 했던 평가와 무척 유사하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엉망진창이고 닶이 없다는 비관적인 목소리죠. 그러나 지금 중국은 어떤가요? 저 역시도 2008년 중국 시장에 대해 도저히 생산되는 제품을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언제까지 거기에 머물러 있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정치 상황도 바뀌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인도에서 총선이 있었죠. 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모디 총리의 당연한 압승을 예상했으나, 단독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실제로는 여러 세력들을 규합해서 힘겹게 정권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인도 국민들도 이제 슬슬 깨달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90년대 중국이 지금과 같은 발전을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인도에 대한 냉혹한 시각만 있다면 분명 기회가 있을 겁니다.


결론!, 시장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대기업의 경우 현재 그래도 그럭저럭 잘 진출하여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큰 기업이 들어온다고 하면 지방 정권자들도 나름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기 위해 물심 양면 도와준다는 것이죠.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는 정말 쉽지 않다고 합니다. 결국 내가 어느 선까지 높은 사람과 닿을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그리 썩 깨끗한 사회가 아니란 점은 이미 확인했었죠?

 

그렇기에 생산기지로써의 인도를 생각하기보다, 시장으로서의 인도를 보라고 권해드립니다. 인도에서 생산을 해서 인도의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며, 그곳에서 성과를 낸다면 전진기지로 삼아서 인근의 여러 나라들로 확대해 가는 전략이죠.

 

그러려면 그만큼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 가장 중요한 것!!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등은 구두 약속으로도 뭔가 힘을 가집니다만, 인도는 철저하게 문서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영국 식민시절부터 형성된 문화로써, 말로써 서로 간에 어떤 약속을 믿고 일을 추진했다가는 상당한 낭패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하니. 이점 역시 꼭 알아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자. 이렇게 인도의 오늘과 시장으로서의 가능성, 여러 문제점을 India is broken, 한국판 제목 '두 개의 인도'를 번역한 최준영 선생님의 방송과, 또 제가 나름 알고 있던 지식을 보태어서 풀어 보았습니다.

 

저 역시도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았고, 기존에 알았던 인도와 전혀 다른 상황들에 놀랬으며, 비즈니스맨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상식이 넓어진 느낌입니다.

 

물론 이것이 인도의 전부는 아닐 겁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 역시,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는 아니겠지요. 작가인 아쇼카 모디씨께서 한국처럼 인도도 발전했었어야 한다는 말을 듣노라면, 문제가 많아 보이는 우리 사회가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사실.

 

하지만 또한 그 모습 속에서 어쩌면 우리도 아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떻게 보면 역사 속에 피를 흘렸던 민초들의 저항이 있었기에 우리 사회 역시 오늘날 누리는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중국이 그러했듯, 인도도 성장할 수 있고, 아르헨티나가 그러했듯 강대국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국제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통신과 물류의 발전은 그 속도가 더 빠르고 영향력이 커져 있죠.

 

이런 틈바구니 속에 우리 역시 더 나은 사회를 향해 조금씩 살아가는 것~!. 인도 또한 그러하길 바랍니다.

 

3편에 걸쳐서 인도에 관련된 글을 읽어주신 당신에게 감사드리며,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 준 아쇼카 모디, 박종호 교수님, 최준영 변호사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