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정~~~~엉~~~~~말, 기대했던 열혈사제 2를 현재 꼬박꼬박 보고 있습니다. 일단 SBS의 이전 금, 토 드라마였던 악마판사의 후속작으로써 주제 역시 유사함을 잇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어쩌면 그런 '사적보복'장르의 시초라고 할 만한 작품이었기에 기대만땅으로 채워버린 거죠.
1. 민주주의의 거대한 버팀목, 정의사제 구현단!
일단, 현실 점검 한번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정의를 믿으시나요? 한때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책이 이 지구를 휩쓴 적이 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이었죠. 너무 깊은 논쟁은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므로 일단 진리에서 조금 벗어나 편향적 시선을 가져보겠습니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의 이미지가 정의로워 보이진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그는 재선에 실패했을 당시에 당시 그의 지지자를 자극하는 발언을 했었고, 결과적으로 미국의회가 총기를 가진 이들에 의해 점령되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가져왔었죠.
불과 3년 전 2021년 전의 일입니다. 민주당의 버니샌더스 대신 한때 영부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예상치 못한 패배는 정의라는 것을 믿은 이들에게 과연 상식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또 한 번 실현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의를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필귀정은 믿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척 대립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이 괴리감에 대한 저의 행동 원칙은 '기회가 된다면 약점을 파고들어라.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진다', 물론 저 역시 책임은 피하고 혜택은 가지고 싶은 일반적인 인간과 같은 부류입니다. 그게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그게 인간입니다. 자꾸 이상적인 이데아를 만들어서 플라툰이 말한 '초인'을 불러오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이데아는 오로지 관념으로만 존재하는 것이지 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수호자이자, 1987의 선봉에 서셨던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은 종교적 신념이 있으시며, 딸린 처자식이 없으시죠. 그러나 법의 수호자인 경찰관, 검사, 사법인들이 그들과 같으리라 믿으시나요? 심지어 신부님들에게도 언제까지나 그렇게 정의로우라고 누군가 강요할 자격은 없습니다.
열혈사제 이전에도 사적보복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는 있었습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두사부일체'의 김준호 씨 역시 KBS에서 어둠의 수호자 역을 맞으신 적이 있죠) 처음은 아니죠.
그러나 항상 '법치주의'라는 테두리의 한계를 가졌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실제 한 말은 아니지만, 그는 그의 신념 데로 다수가 결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룰을 깨지 않기 위해 '독배'를 마십니다. 그래서 악법도 법이라는 말은 법치주의를 수호하려는 이들보다, 이를 망치는 이들의 논리적 근거로 자주 악용되죠.
자, 이쯤에서 2024년의 대한민국은 정의롭고 공정한가? 그 누군가가 정의와 상식을 내세우며 국민의 다수(라고 말하기엔 미약한 차이)의 지지를 얻어서 권력을 잡았으나, 그 입과 행동이 일치했던가요?
각자의 믿음대로 믿으시면 되실 부분이라 논외로 하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미 국민들 다수는 '법'을 믿진 않으실 겁니다. 그 반증이 바로 열혈사제의 출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박재범 작가님은 후속작 '빈센조'를 통해서 마피아를 주인공에 전면적으로 내세우며 기존에 사적보복이 가진 법의 테두리를 깡그리 부숴버립니다.
그리고 두 드라마 모두 초 대박을 터트리며, 대중이 가진 욕구를 충족시켰습니다. 그 욕구는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는 정의에 대한 결핍 같은 것이었죠. 그리고 과연 '정당한 절차'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품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열혈사제 2, 아휴~~ 이 음식 이거 너무 개그 한데, 뭘 이리 많이 넣었어?
너무 짜다, 너무 달다와는 다른 너무 개그 하다. 그래서 너무 당혹스럽습니다. ㅎㅎㅎ, 1편이 가지고 있던 현실감각은 저 우주로 날려버린 느낌이랄까. 아니 아니, 꼭 그렇다고 비현실적인 상황은 아닙니다만, 개그가 좀 너무 세게 느껴진달까.
초등학생인 아이는 너무 재밌어하는 걸 보며.. 아~ 어쩌면 타겟팅을 '초등학생'으로 잡은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니 그 모든 이물감이 사라지는 느낌이며, 배우들의 디테일한 개그요소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악당들이 다루는 것이 마약인데, 이게 과연 초등학생을 타겟팅으로 했다고 할 수 있는 건가? 또한 시간대는 10시잖습니까!. 자야죠. 저녁 10시에서 새벽 2시까지는 호르몬의 시간인 것쯤은 상식이지 않나요?
그런데 너는 왜 안 자고 아빠랑 같이 보고 있는 건데?
이거 좀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은 2편입니다. 작가님은 그대로 신데 현재 5회까지 지켜본 바로는 이런 리듬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또한 시청률은 나름 이런 흐름에 용납을 하는 것 같습니다.
1회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낮은 2회에서 '당황하셨어요?'라고 묻는 것 같지 않나요?. ㅎㅎ 아무튼 저 역시도 너무 과하다 싶은 개그감을 그냥 장르적으로 수용하며 (초등학생의 순수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중입니다.
3. Why so Serious?
2022년 3월 이후, 이 우라병 터질 것 같은 느낌 때문일까요? 아니 이러고도 나라가 돌아간다고? 아니 저러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아니 이래도 되는 거였어? 이런 젠장!!!!!
악의 평범성이 아니라 악의 일반화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사회 공동체
몰랐어? 너랑 나랑 급이 달라!!
인정하면 편하다고, 이 사회가 민주주의가 아니라 어쩌면 봉건주의 같은지도 몰라. 그래. 세상은 급이 다른 거야. 인정해 버리자. 진지할 필요 있어? 닥치는 대로 사는 거지.
어쩌면 일본 코믹스 같은 느낌으로 이 드라마를 그려내었는지도 모를 일, 박재범 작가님이 일관되게 보여준 철학을 믿어보며 주어진 데로 즐기고는 있습니다만, 좀 아쉬운 느낌은 어쩔 수 없네요.
우뢰매 같다는 생각도 조금 들고, 뭐 그렇습니다. 뭔가 고구마처럼 답답하게 build - up 한 이후에 시원한 사이다로 시원하게 느끼게 하기보다, 일상화되어버린 악에 맞서는 현실판 어벤저스가 존재하는, 그리고 일본 식민주의가 우리 민족에게 심어둔 '한'이라는 keyword를 '해학'으로 맞받아 쳐보려는 시도일지도 모르겠네요.
열혈사제는 이래야 해!!라는 틀을 부순 새로운 시도일 수 있습니다. 아무튼 너무~~ 개그가 많이 들어가서 좀 느글거리는 느낌입니다만, 그럼에도 매력적입니다.
과잉된 연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만화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
4. 김남길! 멋지다!
사제복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이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김남길 배우는 가만히 있으면 왠지 모를 진지함이 묻어나는 얼굴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여러 작품을 통해서 과잉될 만큼 개그스러운 모습도 잘 소화를 했었죠.
이번 열혈사제 2는, 그 모든 것의 끝판왕이라고 여겨질 만큼 스스로도 이 연기를 함에 있어서 좀 무안하지 않았을까 싶은 표정과 연기를 보입니다만, 또한 직접 소화하는 액션에서 그 모든 것을 싹~ 갈아엎는 진지함과 멋이 묻어납니다.
악은 악답게, 정의는 정의답게. 어쩌면 너무나도 선명해져 버린 실제 세상을 잘 반영하고 있지만, 그 명확성과는 달리 오히려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던 시간.
어쩌면 저런 똘아이가 있어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허긴 우리나라에 숨어있던 똘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장기를 거는 인간이 있지를 않나(관종이지 않을까). 부끄러움이란 내 사전에 없다는 분들이 이토록 많다니.
그렇다면 우리도 부끄러움 좀 내려놔 보자고요. 왜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왜 진지한 건데? 그냥 우리도 지르자고. 절차적 정당성이니 지켜야 할 선 같은 집착 좀 내려놓고 상대방의 모습대로 한번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5. 게임의 법칙 - 상대방의 방식으로 대하라
이제 '게임이론'은 특별한 이론이 더 이상 아닙니다. 경제학은 물론이거니와 전략과 전술에서 배신과 협력이라는 두 가지 선택에 있어서 가장 이익이 되는 행동은 무엇일까?
언제나 옳은 선택도, 언제나 그른 선택도 아닌, 상대방의 전략에 따라 같은 방식을 취하는 것이 시뮬레이션 결과 가장 좋은 성과를 보여주었다는 실체적 해답.
소위 진보이며, 정의로운 사회를 목표로 하는 이들이 빠져든 절차적 정당성은 문명사회에서나 가능한 것입니다. 어른이 한마디 하면 담배를 끄는 청소년이 있던 시대와 그 어른을 공격하는 것을 넘어 촉법소년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서슴지 않게 행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시대.
현시대는 진보된 세상이면서 동시에 야생의 법칙이 너무나 잘 적용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 육체적 우월함이 아닌 사회적 우월함이 무기가 되어 약육강식의 논리가 펼쳐지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약자의 논리입니다.
정의, 그런 거 없습니다. 그것은 그저 관념일 뿐입니다. 언제나 진실은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며, 가능하다면 그 살아남는 자의 마음에 약한 자에 대한 '연민'이 있다면, 그나마 나은 것이 아닐까
완벽한 히어로를 꿈꾸시나요? 당신 스스로는 어떠신가요? 그저 즐겨보자고요. 그저 믿어 보자구요.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뒤 다시 한번 평가해 보자고요.
언제나 대중은 우매하지만, 집단 지성은 천재 한 명보다 나은 선택을 합니다. 결국 이 세상에 맞다, 틀리다는 없습니다.
열혈사제 2에 대한 저 나름의 평가였습니다. ^-^ 재밌게 즐겨 보. 아.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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