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말 아무런 생각없이, 만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룩백, 들어 본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그럼에도 알수 없는 끌림. 왜 였을까. 그렇게 보게된 만화는 '체인소맨'이라는 다소 과격한 (한번도 본적 없지만, 유독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피규어를 많이 팔아서 알고 있는) 만화 작가가 그린 단편을 에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살면서, 제가 본 어떤 만화중에 가장 휼륭한 서사를 지녔으며, 그것이 또한 만화이기에, 온전히 이 모든 서사와 융합될 수 있음을, 그리고 단지 이야기를 넘어 저에게 커다란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이 허구가 준, 감동은 정말 현실로 창조가 되어 제 안에 흐릅니다. 친구가 그리웠고, 나의 과거의 모든 후회가 다시 느껴졌으며, 내가 갖지 못한 선택들이 지금 어딘가에서 평화롭게 흐르고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만화 속에서 판타지처럼 이루어지는 타임슬립이 어떠한 현실의 변화를 주진 못한다 해도, 그가 했던 행동이 과거에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얻게된 4컷 자리 만화.
주인공이 드 넓은 세상 속에서 그 작은 4컷 만화를 창에 붙여두고, 오롯히 자신의 삶을 계속 이어가는 장면, 만화를 만든 한명한명의 이름들이 올라오는 내내, LOOK BACK, 주인공의 등을 보며 그 이름 하나하나가 가지는 엄청난 의미들, 그들의 삶들이 내 안으로 퍼져왔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을 끝내며, 어두운 작업실이 아닌 밖으로 나아갈때, 창문에 비친 그 모습과 그 부적같은 4컷 만화 하나는 마치 우리가 돌아갈 그 어떤 시간, 그 안에는 살아 있을 친구의 등을 보며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이 모든 허구들이 지니는 가치로움, 진짜이며 허구인, 허구이며 진짜인 그 진리를, 法을, 말씀을
집으로 돌아와 딸아이에게 이 감동을 이야기 했더니, 이미 몇년 전 조조로 보았다고 하더라구요.
"너는 어땠어? 아빠는 살면서 최고의 만화를 본 것 같아"
"나도 좋았던거 같아."
그리고 딸아이의 발을 만졌습니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이지만, 정식 출판된 시집 2권 속에, 제가 썼던 시가 실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 '시'가 대중적 관심이 되지 않았기에 프로필에도 적지 않았으며, 아는 이들 만 몇 아는 저의 작은 이력.
1999년 더이상 시도, 음악도 만들지 않을거라며, 20세기의 끝에 모든 꿈을 놓아둔 체, 자격증과 취직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제법 이룬 것도 많습니다. 평생의 가장 좋은 반려자를 만나서 결혼 했고, 아들 딸 고르게 낳아 살고 있습니다.
11월 9일에 과거 직장 후배가, "행님은 욕구 불만이에요. 하세요. 그렇게 그게 좋으면 지금이라도 하세요" 그 말이 어찌나 아프게, 그리고 덤덤하게 다가오던지.
LOOK BACK 이란 만화를 보며, 정말 오랜만에 그냥 '시'를 써 보았습니다. 23년 만인가, 24년 만인가...그러나 그렇게라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느 카페에 시를 남겼습니다.
옮겨 봅니다.
Look back. 241116 9oC
뒤를 보네
너
거기 있구나
아직 조금만,
뒤에 서네
울어도 돼
눈물바다 거칠어도
우리 고향,
친구야
손 한번만 잡자
너의 온기
내 가슴으로 지금
난
너의 뒤를
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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