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 앞서 2화 '이 사진 좀 봐주세요' 이야기하다가 잠시 끊어갔습니다. 아휴 요즘 손가락 신경통 때문에 타자 치는 게 왜 이리 힘든지.. ^-^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터널에서 만난 할머니가 절대 열어보지 말고 묻어달라던 봉지, 그러나 호기심 때문에 그 봉지를 풀었더니 한 장의 사진이 떨어졌죠.
애기 사진이었습니다. 그냥 평범한, 그런데 뭔가 오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사진을 비닐봉지에 넣고는 급하게 묻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에 자다가 잠시 잠에서 깼는데, 눈앞에 펼쳐진 기괴한 장면!!! 아기가 벽을 타면서 기어가고 있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이내 천장까지 기어 올라가서는 점점 제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꿈이야!! 꿈이 분명해!!..
저는 이불속에 얼굴을 묻고 제발 이 꿈에서 깨어나게 해달라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퍼뜩 정신을 차리니, 정말 제가 꿈을 꾸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도 잠시!!!
그날부터 같은 악몽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제 그냥 기어가는 게 아니라 아기는 자지러지게 웃음며 제 배 위에서 폴짝폴짝 뛰기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가위에 눌린 듯 전혀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배는 엄청난 통증에 시달려야 했죠. 그렇게 2달 동안이나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엄마가 같이 갈 데가 있다며 제 손을 잡고 무작장 밖으로 나가는 겁니다. 그렇게 손에 이끌려 따라갔더니 어떤 무당집으로 데리고 가시는 거였어요. 그리고 무당이 저를 보더니
애가 애기를 엎고 있네
그리고 저는 엄마를 통해 정말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며칠 전 밥 먹으라고 엄마가 제 방문을 두들기는데 난데없이 방 안에서 애기 소리가 들렸던 것입니다. 이상해서 문을 열어보니 제가 무심히 엄마를 쳐다보며 아기 울음소리를 내더란 겁니다.
저는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죠. 무당 아줌마는 "웬 동자귀가 아들 명줄을 갉아먹고 있다"라고 말했고, 그 이야기를 듣자 그동안 겪은 일에 저는 그만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겪은 꿈이야기를 했죠.
그뿐만 아니라 터널에서 만난 할머니와 있었던 이야기도 했더니, 사진을 본 것이 화근이었고, 이미 다 잡혀 먹었다고 말하는 거였습니다. 굿을 해도 소용없다고.
엄마는 무당을 잡고 사정사정을 하니,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다 한번 해보겠냐고 물어오셨습니다. 자,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저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헉, 이 뜬금없는 마무리는 뭘까? 하지만 진짜 공포는 여기서부터랍니다. 그 무당 아주머니가 가르쳐 준 방법은 이랬습니다.
원본 사진을 찾아서 복사를 하고, 원본을 불태워.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게 그 사진을 보여줘. 그렇게 애기 귀신을 떠 넘기는 방법 밖에 없어!!.
이 말과 동시에 스토리텔러 김기방이 "이것 좀 봐주세요" 하고는 실제 사진을 꺼내자 스튜디오는 난리가 났습니다. 김숙과 지예은 씨는 사진을 정면으로 봤다며 기겁을 했죠.
하지만 이건 원본과 비슷하게 만든 가짜고, 진짜사진은 mbc 심야괴담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더군요. 와~ 이거 정말 실화냐?
사연의 주인공은 실제로 지갑에 애기 사진을 넣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준답니다. 그러면 꼭~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고, 사진을 보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그 사진 보여주었답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한결같이 저랑 같은 악몽에 시달렸고, 그만큼 사연자 분은 악몽을 덜 꾸었다고 하니... 사진을 보시는데 신중하시길 바랍니다.
심야괴담회의 아래 링크를 따라가시면,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단 이런 경고문이 있습니다.
https://program.imbc.com/BBS/horror4?list_id=5461277&list_use=2&page=1&bbs_id=horror4_bbs
저 역시 링크를 달아두었습니다만, 신중한 선택을 하시고 누르시길 당부드립니다. ㅎㅎㅎ
참고로, 전 보았습니다!!!. 크으윽. 과연 꿈을 꾸게 될까요? 오늘 저녁에 자보고 난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둑시니의 촛불은 35불
저는 개인적으로 이야기 속 공포가 현실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9점을 드립니다. A.I로 만든 재현은 좀 어설픈 면도 있었고, 꼭 하지 말라는 거 해서는 문제가 일어나는 뻔한 이야기 전개 모두를 뛰어넘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 압도적이네요.
실제 사진을 볼까 말까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호기심을 조금 풀어드린다면, 위에 가짜로 만든 사진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정말 평범한 아기 사진입니다. 문제는 악몽이겠죠?
3. 들켰어
자, 이제 마지막 에피소드네요. 스토리 텔러는 임주환 씨. 이 분 의외로 겁이 좀 없는 편이시더라고요. 이 이야기는 부산 동래구에 거주 중인 손준규(가명)님의 사연입니다.
저는 16살이던 2012년 동생과 함께 폐공사장에 들어간 이후 아직도 그때 겪은 일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그해 겨울로 시간을 돌려보겠습니다.
2012년 겨울, 폐공사장에 꽃을 놓고 묵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야기는 다시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는 매일 저녁 조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2살 어린 동생은 형한테 까불대긴 했지만, 친구 같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날도 조깅 후 목욕탕에 들려서 씻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는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옆을 보니 거긴 폐공사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쿵!'
뭐지? 싶은 마음에 1층부터 한 층 씩 점점 위로 시선을 향해가다가 드디어 건물 4층을 바라보는 순간!, 병원의 환자복 차림의 여자가 서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마치 저를 보고 있는 거 같았습니다. 섬뜩하여 잠시 눈을 피했다가 다시 보았는데..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어디 갔지?
그런데 1층에서 그 여자가 서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저는 "으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너무 놀라서 들어오는 저를 보고 엄마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길래 공사장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죠.
그러나 세상에 귀신이 어딨냐며 헛것을 본 거라고 엄마와 동생은 저를 놀려댔죠. 분명히 봤는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왠지 조깅하는 게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동생보고 같이 가자고 했지만, 자기는 땀나는 거 싫어한다며 안 가겠다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겁니다. 어떡하지. 저도 그냥 소파에 앉아서 쉴까 하며 툭 퍼져있었죠.
"그냥 쉴까?"... 그런데 왠지.. 공사장에서 느꼈던 싸늘한 느낌 들었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위를 보았더니!!!!
동생이었습니다. 대뜸 같이 조깅을 가 준다는 동생. 그렇게 30분 정도 같이 운동하고 목욕탕에 다녀왔는데 호주머니를 보니 목욕탕 아저씨가 거스름 돈을 더 주신 거예요. 이런 개꿀!
저는 동생과 같이 바나나 우유를 먹으러 갔습니다. 슈퍼아줌마가 "오늘은 두 개 먹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동생이랑 같이 와서요라고 답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왠지 평소 다니던 길이 무서워서 공사장이 있는 쪽 골목이 아닌 큰길로 가자고 했죠. 근데 동생은 멀리 돌아가기 싫고 정말 귀신을 봤냐면서 폐공사장 쪽으로 가는 거예요.
입구에 가보니 그때 본 형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들어가 보자는 동생, 싫다는데 동생이 '쫄보'라고 저를 놀리는 겁니다. 그러니 화가 나서 머리에 꿀밤 한 대 먹이고 같이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공사장에 들어가니 공사용 리프트가 있었어요. 그리고 동생이 바로 4층 버튼을 누르는 거예요. 저는 뭔가 당황해서 바짝 리프트 뒤에 붙어 있었죠. 1층, 2층.. 철근 소리 등이 들리며 3층... 그런데 올라서자마자 그 여자가 저희 쪽을 바라보고 있는 거예요.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드디어 4층에서 멈춘 리프트. 그런데 갑자기 동생이 어이없다는 듯 웃는 겁니다. "형 저거 마네킹이잖아." 그러면서 리프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거예요.
저도 자세히 보니, 정말 마네킹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서웠죠. 동생을 쫓아 마네킹을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뭔가 등 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니 마네킹 등 뒤에 부적 같은 것이 크게 그려져 있었어요. 너무 찝찝해서 돌아가자고 말하는데 동생은 '저게 뭐지 형?' 하면서 뭔가 가리키고 있었어요. 그곳에는 갓 피운 것 같은 향이 연기를 내뿜고 사발에 물이 담겨 있었습니다.
동생은 궁금하다며 같이 가보자고 하고, 저는 그냥 돌아가자며 동생을 잡고 다그쳤는데.... 뭔가 이상한 거예요.
어... 어디 갔지?
분명 동생 오른쪽 귀 앞에 완두콩 만한 점이 있었거든요. 어릴 때 태어났을 때는 그것을 보고 동생을 찾았을 만큼 눈에 띄는 것인데... 아무것도 없이 너무 깨끗한 겁니다. 갑자기 혼란스러워지는 그때... 떠오르는 생각..
내가 얘한테 층수를 말한 적이 있었나?
그렇게 멍하게 있자 동생을 저를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더니... 들켰어? 이러는 겁니다. 그리곤 갑자기 자지러지듯 웃었습니다. 그러더니 제 손을 잡더니 엄청난 힘으로 저를 끌고는 난간도 없는 4층 끝까지 가더니, 단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저를 밑으로 던져버렸습니다.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습니다.
제가 쓰레기 더미에 떨어져서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엄마가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괜찮냐며 묻는 동생... 저는 도저히 동생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전해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공사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보았더니, 학생 한 명이 난간도 없는데서 막 몸을 흔들더니 그대로 뛰어내리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제 손에는 동생의 모습을 한 '그것'이 저를 잡아끌어서 생긴 멍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생과 조깅했던 이야기를 하니, 동생은 그날 조깅하기 싫다며 방으로 들어간 이후로 아얘 나온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동생은 저랑 조깅도, 목욕탕도, 슈퍼도, 폐건물도 아얘 간 적이 없었다는 거예요. 더 충격적인 건, 제가 그 형체를 보고 집으로 들어왔을 때 집에 아무도 없었고 저 혼자 이야기를 했던 거더라고요. 엄마는 그날 목요일이라 일찍 잠들어서 들어서 제가 집에 왔다는 것도 몰랐다는 거예요.
그러니 그때도 사실은 동생도 엄마도 자신의 가족이 아니었던 거죠. 그리고... 저는 그 이후로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주변의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 맞는 건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깐 애당초 목욕탕도 혼자 갔으니 돈이 남았던 것이고, 바나나 우유도 혼자서 2개를 먹는다고 슈퍼 아줌마가 생각했던 것이죠. 저는 귀신에게 홀린 체 그렇게 철저하게 속은 것이었습니다.
이후에 그 폐공사장에 대해 들은 건데, 거기가 10년 전쯤 정신병원겸 요양병원이었답니다. 근데 병원장이 멀쩡한 사람들을 가두어서 정상인 사람들이 미치거나 자살하는 경우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그랬죠. 가족들이 동의하면 무단으로 사람을 가둘 수가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이 실제로 자기 동생에게 있는 점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면 모를 수가 없겠죠. 그러니 그날 동생으로 생각했던 존재는 동생이 아니었던 것이죠. 그래서 엄마와 함께 그곳을 찾아 국화꽃을 바치며,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의 명복을 빌어주었던 겁니다.
이 스토리는 44불로 완불을 받았습니다. 정말 완벽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이 에피소드에는 10점 만점에 10점을 드립니다. 단순히 공포의 수준을 넘어서는 죽을뻔한 경험과 그 과정에서 겪는 공포스러운 체험과 반전까지. 완벽한 괴담이었습니다.
이번 18화는 3개의 에피소드 모두가 평타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들켰어는 귀신의 분장이나, 연출에서 섬뜩함이 느껴질 만큼 훌륭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자 그럼 모든 리뷰를 마칩니다. 이번주 일요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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